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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맛집이네

코다리 밥상 테이크 아웃 후기

아저씨가 바쁘다.
주방에서 달그락 달그락
뭘 하나 봤더니 쌀을 씻어 전기밥솥에 밥을 한다.
참 많이 달라졌다.
우리 아저씨!
전형적인 경상도 에헴! 만 하는 ...
집안 일은 여자가...
주방 들락거리면 ...
뭐 이러던 아저씨였었는데 이제는 아니다.

"나갈 준비해요! 코다리 포장 해서 옵시다! 먹고 싶어 했잖아요."
시국이 시국인지라 외식은 자제하고 코다리 조림을 포장해 오기로 한 것.
아마도 담배 피우러 밖에 나가서 전화로 예약해 놓았다보다.
재빨리 옷 입고 모자 눌러쓰고 출발!

코다리는 너무너무 맛있는데 이름이 왜 코다리지?
갑자기 궁굼해졌다.

명태를 말릴 때 줄줄이 코를 꿰어 말린다 하여 '코다리'가 되었다고 한다.
나는 술을 마실 줄 모르는데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 대부분은 술안주!
약주 좋아하시던 친정 아버지가 드시던 음식에 영향이 있는가보다.

이게 실화냐?
평소 같으면 차들로 붐볐을 도로가 한산하네.
이렇게 다들 한 마음으로 조심하고 자제하는데 확진자는 왜 줄지 않는걸까?
식당 앞 주차장에 도착하니 세상에!
북적북적하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휑~~한 주차장의 모습이 내심 충격이다.

대기석도 항상 웨이팅이 있었건만 텅텅 비었다.
와서 먹는 손님들도 거의 없고 우리처럼 포장해 가는 사람들을 몇 사람 만났을 뿐!
홀 서빙 직원들도 눈에 띄게 줄고 사장님도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가 이렇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구나
실감했다.

오! 체온 측정기가 생겼구나!
발 표시에 서니 자동으로 체온이 측정된다.
37.5도 이상이 나오면 경보음이 울린다네
이거 너무 좋다!

코다리 조림 2인분에 무청 시래기를 추가해서 받아왔다.
포장 할인이 2천원 되었다고 한다.
아마 식당에 와서 먹으면 나오는 반찬들과 미역국 값을 빼 주는 듯...

집에 와서 풀어보니 뜨끈뜨끈하고 먹음직스런 코다리가 매콤 달콤한 내음을 확! 풍긴다.
갑자기 식욕이 불끈!
어릴 때 아빠가 술 안주로 자주 드시던 생태탕, 동태탕, 동태전등이 아직도 내 입맛에 남아 있어서 그런지 흰 살 생선을 좋아하고 또 그걸 알아주는 아저씨가 있어 가끔 여기 '코다리밥상' 맛집에 찾아가서 먹곤 한다.

통통한 콩나물!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나는 요게 없으면 안 된다.ㅋㅋ
매울만하면 콩나물로 입 속을 달래주어야 한다.
"여기 코다리밥상은 김을 진짜 좋은걸 쓰는것 같아
맛있어!"
아저씨가 인정한 김 맛이다.
식당 가서 먹을 때는 늘 한 번 더 리필해서 먹을 정도로 비린내 나지 않는 윤기있는 김이다.
청양고추 넣은 소스, 이건 나는 매워서 싫어한다.

큰 접시에 옮겨 담으려고 하니
"꺼내지 마요. 설거지 나와! 그냥 먹어도 돼요."
한다.
어쩜 요렇게 말을 이쁘게 할까?
설거지는 안 해주기 때문일까? 하하하하하하!

먹기 편해야 한다고 생선 따로 우거지랑 무 따로 접시에 담아준다.

세 살 아기한테 하듯이 생선 뼈까지 다 발라준다.
몸통 쪽은 내 접시에 꼬리 쪽은 아저씨 접시에 ...
먹고 싶어했으니까 많이 먹으란다.
어트케~~이러면 심쿵^^

김도 먹기 좋은 크기로 반 더 잘라서 접시에 놓아준다.
좀 전까지 설거지가 많아진다고 그냥 먹자더니
접시가 그 새 줄줄이 나왔구만! ㅋㅋㅋ
있는 그릇 다 꺼내서 쓰는 내 버릇을 같이 사니 자연스레 배웠나?
난 뭐 상 좀 차린다 하면 뒤를 생각하지 않고
있는 그릇 없는 그릇 다 꺼내서 늘어 놓는다.
그릇 아껴 뭐하리! 뭐 이런 마음?

아저씨가 지은 밥!
울 아저씨 배고팠나보네.
밥을 이렇게나 많이 펐다.

 김 위에 통통한 콩나물 깔고 부들부들한 시래기 얹고 매콤한 코다리 살 놓아서 먹으면
우와! 맛나다 맛나!
어떤 음식은 포장해 와서 먹으면 맛이 반감되는 것이 있는데 여기 코다리밥상의 코다리는
그렇지 않다.
코로나 걱정 안하고 편안하게 집에서 코다리를 오붓하게 즐겼네.
둘이 사니 맨 날 오붓하지 뭐! ㅎㅎㅎㅎ

 

2021.01.16 - [일상] - 소막창 구이 테이크아웃

 

소막창 구이 테이크아웃

소막창을 얼마전에야 알게 되었는데 우리 아저씨가 엄청 추웠던 날 저녁에 막창구이를 사왔지 말입니다. 어머머! 엄청 좋은거 있죠? 먹고 싶었는데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내 맘 속을 꿰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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