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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요리

못난이 김밥과 쌀국수

너무너무 밥이 먹기 싫은 날이에요.
냉장고를 열어봐도 반찬이 마땅찮아요.
시켜 먹으려니 배달비가 아깝고
사 오자니 나가기가 귀찮아요.
있는 반찬이라고는 계란이랑 스팸뿐이네요.
배달해 먹는 반찬은 오늘은 오는 날이 아니고요.
고민고민 하다가 다시 보니

ㅋㅋㅋ 냉장고 서랍 속에 단무지랑 우엉이 들어있었네요.
계란이랑 스팸이 있으니까 얘네들을 합쳐서 못난이 김밥을 만들어서 먹었어요.
의외로 아저씨랑 저는 맛나게 먹었어요.
야채가 안 들어가니까 씹을 것도 없이 꿀떡꿀떡 잘 넘어가더라고요.

스팸이랑 계란 지단은 넓게 썰어서 준비했어요.
스팸은 한쪽면만 프라이팬에 살짝 구워주었어요.
우엉이랑 단무지는 비닐 윗부분만 자른 뒤 물기를 꼭 짜서 흘려버리고 준비했어요.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서 집에 김밥 김은 항상 준비되어 있답니다.
여차하면 김치라도 넣고 싸 먹으려고요.
그러고 보니 밥도 꽁보리밥이네요.
차라리 상추 찢어 넣고 비빌걸 그랬나? 후회도 잠시!

어서 싸야 합니다.
밥에 참기름 둘러서 고소함 저장하고 김발로 재빠르게 말아주었어요.
아저씨가 갑순이랑 저녁산책에서 돌아오면 바로 먹을 수 있게요.
제가 맨날 공원 걷기 한답시고 저녁을 밤 8시 넘어 차리니
얼마나 배고프겠어요.
한 번도 투정 같은 거 안 하는 아저씨거든요.
오늘은 재료가 간단하니까 마는 것도 금방 마네요~^^

힝~
아빠는 김밥 보이콧하시네요.
그런 거 안 먹겠대요.
ㅋㅋ 우리는 그런 거 좋아하는데...
돈통에서 만원 한 장 주시면서 뜨거운 물에 말아먹는 국수 사 오라고...
ㅋㅋㅋ

아빠가 즐겨드시는  멸치맛 쌀국수예요.
올봄만 해도 반은 남기셨는데 지금은 국물까지 싹싹 다 드십니다.
병원에 계실 때 둘째 동생이 맛 들여주어서 알게 되신 후로 아주 애정하는 음식이 되었거든요.


아빠는 쌀국수 맛나게 드시고
우리는 못난이 김밥 맛나게 먹은 저녁이었네요.
갑순이까지 네 식구
많지도 않은데 다 같이 모이는 시간은 저녁식사 시간뿐이에요.
완전체 우리 가족 같이 모여서 시장이 반찬이라고 맛나게 먹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