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여행

만송정 경주 고택에서 설 차례 지낸 추억

 


명절이 가까워지면 삼형제네와 시아버님과 '이번엔 어디로 여행을 가려나?' 설레었었는데
올 추석여행은 코로나로 취소되었네요.
지난 설에 다녀온 경주 고택 만송정을
추억해 보면서 아쉬움을 달래야 할까 봅니다.
딸래미가 마련해 준 즐거운 고택 체험 이었어요.

경주 불국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곳이라
주변에 관광할 거리도 많더라고요.


예약한 전번으로 친절하게 안내 메시지와 함께 찾아오는 길 안내도 옵니다.
도착 시간에 맞춰 깨끗이 정리도 해주시고 고택체험에 빠질 수 없는 군불땐 방 체험을 위해 불도 지펴주시더라고요.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까지 해주시니까 감사했어요.


만송정 들어가는 시골길이예요.
운치있지요?

만송 최한해 선생이 경주 지역의 인재를 키우기 위해 자신의 호를 따서 지은 곳이래요.

담장 밖에서 본 만송정 모습에 그만 반해버렸어요.
가족들 모두 "와! 좋다"를 연발했을 정도니까요.

주차 공간도 넓어서 자동차 여러대 주차 가능했답니다.

너른 마당과 큼지막한 한옥이 기다리고 있네요.
본채와 별채 행랑채로 되어 있네요.
다행히 날씨도 겨울 치고는 포근해서 좋았답니다.

오래 된 대문을 보니 "이리오너라!"하고 저절로 소리가 나옵니다.

문득 '이런 한옥에서 살아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고즈넉하고 한옥 자체가 나를 감싸 주는것만 같은 포근함이 있었어요.
본채에는 대청마루와 방 세개로 되어 있어요.

별채에도 방이 두개나 있고 옆에는 작은 주방이 있어요.
별채 오른 쪽에는 샤워가능한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어요.
툇마루에 세워져 있는 흰 고무신들도 감성을 자극하네요.

밤이 되니 한옥의 멋스러움이 더하네요.
주변이 고요한 가운데
3대 12명이 함께 한 방에 모여서 이야기도 하고 게임도 즐기고 간식도 먹으면서 하하호호 !
설 전야를 즐겁게 보냈답니다.

낮에부터 만송정측 관리선생님이 군불을 때 놓아 주셨거든요.
어른들은 뜨끈끄끈한 방바닥에 누워서
"어이구 좋다! 이게 얼마만에 이렇게 몸을 지져보냐!" 하고 좋아했어요.
하긴 아파트에 침대 생활들이 대부분이니
예전 어릴 적 향수들이 떠 올랐겠죠?

청명한 설날 아침!
경주 고택에서 맞이하는 새 해!
별채 주방에서 차례 준비를 하면서 내다 보니 아버님과 뒷마당에서 새벽 담소를 나누고 있는 아저씨가 보였어요.
두 사람 참 좋아 보이더라고요.
저도 덩달아 행복해졌어요.

경주 고택 만송정에서 즐겁고 뜻 깊은 밤을 보내고 새해 아침에 다같이 차례를 모셨답니다.
각자 가족들의 삶이 있다가도 명절이면 열일을 제치고 한 자리에 모여주는 가족이 있어서 하늘나라에 계시는 어머님도 좋아하실거예요.


가족별로 세배도 하고 덕담도 듣고
만송정에서 새해 인사를 드리니까 뭔가 분위기도 더 나고 새롭더라고요.

즐거운 설 맞이 여행이었네요.
코로나가 지나고 나면 겨울 말고 봄이나 가을 푸르는 잔디가 있을 때 꼭 다시 한 번 가 보고 싶은 곳 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