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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사랑해요♡

 

이불 위에 덮어 준 잠옷

 

새벽 5시면 일어나는 아저씨와는 달리 나는 7시가 다 돼서야 눈을 뜬다.
자기 전 아저씨가 새벽에 먹을 아침을 아일랜드 식탁에 준비해 놓는다.
냉동실에서 찰떡을 꺼내서 접시에 담고 요플레도 '꺼내 놓지 않으면 분명히 안 먹겠지...'하고 숟가락과 함께 옆에 놓아두고 잔다.
새벽에 알람이 울리면 어김없이 일어나서 비틀비틀 주방으로 가는 아저씨를 얼핏 느끼면서 나는 안심하고 또 잠이 든다.
뭐라도 먹고 가는 게 맘이 좋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꼭 아침밥을 해서 먹여 보냈었는데ᆢ재작년 내가 작은 수술한 다음부터 우리 집 아침식사 풍경은 간단한 것으로 바뀌게 되었다. 떡이나 빵 요구르트나 우유 계란 과일 견과류 같은 것을 커피랑 곁들여 번갈아 가며 먹는다.
깊은 잠에 빠져있으면 출근 준비를 마친 아저씨가 방으로 들어와서는 "갔다 올게요 저녁에 봐요"하고 인사해준다.
"잘 다녀오세요 사랑해요"나도 잠결에 이렇게 답하고 현관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다시 잠이 든다.
이런 여유도 내겐 너무나 행복하다.
젊은 시절 그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서 종종거려야 했던 때랑 비교하면 말이다.
실컷 자고 배가 고파 눈을 뜨니 내 이불 위에 파란색 아저씨 잠옷이 덮여있다.
아까 아저씨가 나가면서 나한테"추워요?"하고 물었던 거 같은데ᆢ
내가 추울까 봐 자기 잠옷을 이불 위에 덮어주고 갔나 보다.
보들보들하고 포근한ᆢ마음도 같이 포근해지는
잠깐의 순간이 또 날 행복하게 한다.
오늘 저녁에는 아저씨 좋아하는 떡국 끓여야겠다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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