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기름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입니다.
집근처에 옛날식으로 튀겨서 주는 통닭집을 아저씨가 찾았대요.
거기서 두마리를 튀겨 왔어요.
크기도 적당하고 신선한 기름을 썼는지 기름향이 무지 고소하네요.
손장갑 끼고 닭 날개 떼어서 아빠 접시에 놓고 목은 제가 먹고
두 다리는 아저씨랑 아빠가
가슴살은 제가 먹었거든요.
전 가슴살 매니아에요.
그리고 아저씨랑 제가 범접할 수 없는 부위!
ㅋㅋ 닭껍질은 우리 아빠 몫이죠.
어렸을적부터 비계나 껍질같은거는 너무 싫은데 우리 아빠가 다 골라주었거든요.
그리고 그건 아빠가 드셨어요.
그게 습관이 되서는 지금까지도 그래요.
종이봉투에 배어 나오는 통닭기름 냄새를 맡으면서 먹다보니 옛날 추억들이 소환되네요.
아빠의 월급날이면 먹을 수 있는 것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바삭하게 튀겨낸 닭이었죠.
어떤 때는 바나나 한개랑 함께
겨울에는 귤한봉지랑 함께!
아빠는 출근하실 때 우리 형제가 했던 말을 잊지 않으시고 저녁 때 집에 오실 때는 꼭 양손에 무언가 간식거리를 들고 오셨어요.
잠이 오는데도 내려앉는 눈꺼풀을 억지로 올리면서 내복바람으로
아빠가 오기만을 기다리던 생각이 나네요.
그 때가 아무 걱정없이 좋았네요.
부모의 보살핌 속에 거리낌없이 성장했죠.
이제는 연로하신 우리 아빠가 보살핌을 받는 시간이 왔고요. "아빠 이 통닭 생각나?"하면서 추억 소환 하면서
오랜만에 통닭을 먹었어요.
아빠가 요즘 숨차하시는데
이게 입맛에 맞으시는지 생각보다 잘 드셨어요.
바삭한 껍질과 그 속에 쫄깃한 식감의 살들도 간이 쏙쏙 배어 있어 더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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