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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갑순이 패션쇼

우리 갑순이 옷장이에요
옷걸이도 사람것 1/3만한 앙증맞은 크기에요.
나와 있는건 봄 가을 옷!
박스에는 겨울 옷들이 또 있어요.
갑순이를 향한 저의 마음이 옷으로... ㅋㅋㅋㅋ
여러분은 왜 옷을 사는건가요?
강아지도 사람이 옷을 사는 이유랑 다르지 않아요.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강아지니까
자꾸 사 주다보니
계속 사게 되네요.

ㅋㅋㅋ
예쁜 옷이 눈에 띄면 사고

철 바뀌면 갑순이 서늘할까봐 사고

무슨 무슨 기념일이라고
사고 축하해주죠.

명절이니까 사서 명절 분위기 한 껏 내며 돌아다니라고 하고요.

같은 것만 계속 입으면 질리니까 스타일 바꿔보라고 사고

요즘 유행하는 패션이다 하면 사서 입혀봐요.
역시 예쁘네!
흐믓해서 바라보죠.
ㅋㅋㅋ

계절 바뀌면 걸치고 나갈 게 또 없어요.
그동안은 도대체 뭘 입고 산거야!
하면서 입을 옷이 없어서 사고

비는 오지만 응가랑 쉬야는 해야하니까 털 젖지 않으려고 샀네요.

냉장고 티셔츠라니까 올 여름 무지 더웠잖아요.
시원하게 입으라고 사고요.
아! 웃겨! 더우면 안 입혀야지
냉장고 티라니!
ㅋㅋㅋㅋ

살이 쪄서 단추가 터질라 하니까 조금 넉넉한 사이즈로 사고요

살이 빠지면 헐렁헐렁하게 입으면 옷 입은 테가 안나거든요
그래서 또 사이즈 작게해서 사는거죠.

요고 요고 입히면 하고 상상이 되는 순간 갑순이에게 딱이야! 하면서 사고 말죠.

패션 트랜드도 따라가 줘야하니까 사고요.
쿠팡에서 사고
세일하니까 사고
당근에서도 사고
그냥 계속 눈이 가는거에요.
길 가다가도 애견 샵만 보이고
인터넷을 열면 알고리즘이 먼저 강쥐 옷을 보여줘요.
어느날 갑순이 옷걸이를 무심코 보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저는 아무래도 제가 어떻게 된 거
아닌가?
언제 이렇게 강쥐 옷을 많이 산거야?
했어요.
처음에는 갑순이가 우리집에 오게 되고 강아지 털 떨어지는거 조금이라도 방지하자고 입히기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이것이
저의 갑순이에 대한 관심의 표현인거 같아요.
그리고 또 한가지 만약 우리 갑순이가 옷 입기를 싫어했다면 이 많은 옷들이 소용이 없었겠죠?
아무튼 갑순이가 저보다 옷이 더 많아요.
아빠는 갑순이 보고 호강한다고 하는데 실은 제가 갑순이랑 함께하면서 이런 호사를 다 누린다는 생각이에요.
헛 가을 신상이 떴네요.
어서 쿠팡으로 가 봐야겠어요.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