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날 음식 만들어 놓았다가 당일 시댁에 가져가서
차례상 준비해요.
동서가 과일을 아주 실하고 이쁜 것들로 준비해서
상차림이 더 환해요.
안 먹는 생선은 빼버리고
질긴 산적은 너비아니로 바꾸어 올렸어요.
음식은 가족들이 한 끼 먹을 만큼만 소량으로 준비해요.
그래야 명절이 부담없죠.
초에 불을 붙이고 향을 피워서
차례 시작을 알립니다.
제기는 조카들이 닦아 준비해 주고 끝나고 정리도 해 줍니다.
어릴적부터 그렇게 해 왔어요.
음식 세팅은 동서가 신속하고 깔끔하고 예쁘게 하죠.
청소와 상차림은 남자들이 하고요.
경상도식으로 차례 끝내고 제삿밥 비비기는 콩나물과 무를 참기름 넣고 끓여 만든 나물과 삼색나물 섞어서 큰 양푼에 탕국넣어 하얗게 비비는데 그 맛이 일품이거든요.
그 맛이 평소에도 생각나서 안동 갔을 때 헛제사밥 유명한 집에 들러서 사 먹은 적도 있을 정도에요.
제삿밥 비비는 담당은 막내 시동생인데
아주 기술자에요.~^^
맛이 좋아서 기본 두 그릇씩 먹어요~^^
저는 큰 며느리라서
매년 차례랑 제사때마다 주방에서 밥ㆍ국ㆍ물 시중 들고
사진 찍고 동영상 남기는
담당 이에요.
그냥 우리 가족이 이렇게 살았다!
남기려고 시작했는데 더불어 가족밴드를 만들게 되어서 거기에 때마다 기록과 사진을 남겨요.
돌아가신 어머님
식사 편히 하시라고
잠시 밖에 나갑니다.
그 때 저는 사알짝 속으로 어머님께 말씀드리고 나가요.
'많이 드세요
거기서 행복하시길...
덕분에 가족이 모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지방을 태워요.
제사는 너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남녀차별도 않고 자유롭게 지내요.
제사를 주관하는 제주도 돌아가며 다들 해 봐요.
아마도 지금의 우리가 제사의식 치르는 마지막이겠지요?
제 딸만 해도 제사의식은 안 한대요.
대신 그 날을 기념해서 가족들과 모여 맛있는거 먹으면서 추억 얘기 한대요.
저는 그것도 좋은거 같아요.
우리는 우리 식대로
자식들은 그들의 식대로
추모하면 되는거 아닐까요?
지방이 끝까지 잘 탔네요.
아마도 어머님께서 흡족하게 식사하고 가신거 같아요.
음식 만들 때 힘든건 사실이지만
저는 요리하기를 좋아하고
평소에 먹기 어려운 전이나 나물들을 식구들이 맛나게 먹는거 보면 뿌듯해요.
둘째네 조카가 확진 되어서 이번 추석에는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어요.
대신 성묘는 다같이 모이는 10월 중에 가기로 했어요.
아버님께서도 늘 혼자 계시다가 북적이니까 사람 사는 집 같다고 좋아 하셨어요.
마음까지 풍요로와지는 추석 보냈네요.
2020.10.06 - [일상] - 코로나 달라진 추석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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