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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맛집이네

인생 음식 옥합 콩국수

 나의 인생 음식 콩국수!
어릴 적에 엄마가 콩을 폭 삶아서 믹서기에 넣고 징~~~~~~~~갈아서
고운 소금 치고 얼음 둥둥 띄우고 삶은 국수
한 덩어리 퐁당 넣어서 호로록 콩 국물 마시면 고소하고 담백한 콩내가 입안 가득 퍼지고ᆢ
거기다가 입 속에 남아있는 갈은 콩 알갱이를 도독도독 씹는 맛까지ᆢ
믹서기 돌아가는 모습이 신기해서 우리 삼형제 식탁에 빙 둘러 그 모습 지켜보던 추억이 생각난다.
에어컨도 없던 그 시절에
엄마가 만들어 준 콩물 한 대접이면 잠시나마
가슴이 서늘했었는데ᆢ
여기 옥합은 콩국수를 사랑하는 내 마음의 1호점이다.
2호점은 서울 시청 근처의 진주회관이다.
옥합은 마포 근처에 있다가 몇년 전 고양으로 이전했다.
얼마나 맛이 좋았으면 그 때 손님들이 다 찾아 온다고 한다.
우리 아저씨는 콩 종류를 즐기지 않는데
내가 콩국수 좋아한다는걸 알고 소개해 주어서 인연이 되었다.
"비가 이렇게 오는데?"하지만 아저씨는 콩국수에 대한 나의 애정을 막지 못했다는ᆢ
외관은 평범해 보이는데 옥합이라는 이름이 참 인상깊다.
메뉴도 단촐하다.
여름에는 콩국수에만 주력한다.
그 점이 더 마음에 든다.
내부도 깔끔, 사장님도 상냥, 직원도 친절.
나는 요 세가지가 우선인 다음에 맛이다.
일단 심적으로 만족해야 그 다음 음식에 눈이 간다.
늘 나오는 쌈장에 고추가 딱 세개!
여기 에피타이저인데 얼마나 아삭아삭한지 모른다.
맵지 않고 달다.
콩물에 찍어 먹는 꽈배기도 일품이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꽈배기인데 콩물에 빠뜨리니까 촉촉달콤하다.
콩국수는 진한 국물이지! 암만!
여기 콩국은 진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여기서 먹고나면 다른데 콩국수는 너무 싱거워서 도저히 ᆢ
면은 아저씨가 덜어가고 자기 국물을 더 부어준다.
" 왜 이렇게 스윗하지?" 내가 장난치면 " 그래야 더 늙었을 때 밥 얻어먹지." 요래 받아친다.
헤헤 재밌다 재밌어^^
둘이서 아주 쿵짝이 잘 맞는다.
가끔 아저씨가 툭툭 던지는 아재유머를 모아서 어록을 만들까 생각도 한다.
좋은 음식 앞에서는 애가 되는구나.
말도 않하고 얼굴에 콩 국물 튀기며 먹는다.
면발도 쫄깃하다.
한 쪽에 콩과 국수가 쌓여 있다.
국수는 경상도에서 올라오나 보다.
다른 음식 먹을 때는 못 느끼는 감정 한 가지!
슬프다.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더 슬프다.
다 먹어간다는 사실이 슬프다! ㅋㅋㅋ
장대 비 뚫고 같이 와 준 아저씨 사랑해요♡
"콩국수는 사랑입니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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