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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는 꼰대일까요?

 

나는 꼰대일까요?

자 그럼 어제에 이어 꼰대 이야기 두 번째입니다.
오늘은 저의 소중한 구독 천사님들이 모두 50대 초반의 흡연자로 감정 이입하셔서 생각해 봐 주세요.
만약에 구독자님의 지인이 상을 당해서 장례식장을 가고 조문을 하고 발인까지 볼 생각으로 같이 간 사람들과 밤을 새우고 있다고 가정해 보세요.
상주 친구는 자기의 대학생 아들을 소개해 주어서 인사도 나누고요.
그런데 대학생 아들이 여러분에게 담뱃불을 빌려 달라고 한다면요?
여러분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우리 아저씨가 겪은 일이에요.
본인은 젊은이가 그것도 자기 아버지의 친구한테 담뱃불을 빌린다는 게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던 거 같아요.
본인이 젊었을 때는 그러니까 '라떼는 말이야!' 죠.
동네에 나이 드신 어른이 지나가면 담배 피우는 것도 조심하고 어른과 맞담배는 물론 불을 빌려주세요! 하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저보고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길래 저도 같은 세대니까 제 생각에도 그건 좀 심하지 않나? 했죠.
딸에게 전화해서 물어보았어요.
젊은 세대이긴 하지만 저도 인정하는 유교 걸이거든요(보수적이고 유교적인 아이)
딸의 대답은 자기 주변에 담배 피우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어른 앞에서 조심하고 맞담배 안 피고 이런 말은 지금 아빠한테 처음 듣는 얘기라는 거예요.
"그게 잘못된 거야?"하고 되묻더라고요.
그런데 딸은 만약 자기였다면 아버지의 친구한테는 불편해서 빌리지 않을 것 같대요.
딸도 관심이 생겼는지
주변에 아직 대학 다니고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보겠다고 하더라고요.
잠시 후 돌아온 답변은
그 친구도 그런 법이 있었다는 건 처음 들었고 자기도 군대에 갔을 때 선임들 앞에서 피우는 게 안 된다는 걸 처음 배웠다고 하더래요.
우리 아저씨도 이제 아하! 깨닫게 된 거죠.
요즘은 담배 안 피우는 사람 특히 젊은이들이 많으니까 그런 문화는 그들에게 너무도 생소한 거예요.
나중에 그 상주 친구가 자기 아들에게 그건 무례한 행동 아니냐고 말했더니
(그 친구분도 우리 아저씨랑 같은 세대잖아요~)
그 아들 대답이 "아버지께서 말씀하시니까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겠다. 하지만 불손하게 빌린 것도 아니고 정중하게 불을 빌려달라고 한 것이 무슨 문제?"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는 거예요.
그 아들 입장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관습법이었던 거죠.
오히려 아버지의 친구분이니까 좀 더 편한 마음에 거리낌 없이 불을 빌릴 수 있었을 테죠.
또 군대 가서 선임으로부터 배우게 되었다면 상사라는 위력으로 네! 했겠지만 속으로는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아마 꼰대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그들의 세계와 나의 세계는 같은 듯 달라요.
그 시대에 맞게 문화도 변하니까요.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답니다.
그 아들처럼 아버지께서 말씀하시니 이해는 되지 않지만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 하는 것이 서로의 거리를 줄여주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는 저나 아저씨는 아직도 꼰대 근성이 남아 있는 거겠죠?
각기 다른 의견이 있겠지만 다름을 존중하는 게 진리인 거 같아요.
이상 꼰대 2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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