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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수요일

수요일

비 오는 수요일
저는 개인적으로
수요일이 가장 힘이 들어요.
거기다가 오늘은 비까지 내렸죠.
조용히 내리는 것도 아니고 일정하게 내리는 것도 아니고 퍼붓다가 잠잠하다가 바람 불며 들이치다가 그쳤나 싶으면 또 요란하게 내리고요.
비가 올라치면 먼저 그 전 날부터 어깨랑 팔다리 허리가 아파요.
기분은 가라앉고 신경은 곤두서죠.
어릴 적 비오는 날 친구 집에 말없이 갔다가 늦게 들어와서 아파트 계단으로 쫓겨 난 적이 있거든요.
그때 얼마나 서럽던지요.
뭘 잘못했는지는 생각도 안 하고 아파트 계단 유리창문에 내리는 비를 보면서 그 주룩주룩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엄마가 그만 들어오랄 때까지 엉엉 울었었던 기억이 있어요.
아마도 그래서 유독 비를 싫어하는지도 모르겠어요.
거기다가 일주일의 중간인 수요일 아침만 되면 일주일치 체력을 다 쓴 것처럼 일어나기가 싫고 몸이 천근만근이랍니다.
몇 년 전부터 아침으로 저녁으로 열심히 먹고 있는 영양제도 수요일 만큼은 택도 없어요.
아로나민골드에 오메가쓰리 유산균에 레몬밤까지
먹는데도 힘이 쭉쭉 빠집니다.
이게 습관이 된것 같아요.
가뜩이나 요즘 직장에서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거든요.
일이 힘든건힘든 건 견딜 수 있는데 사람이 힘든 건 참기가 어렵더라고요.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지만 이 나이에 직장을 옮기는 것도 다른 직업을 찾는 것도 두려워서
저만의 위로로 '그래! 세상 사람들 맘이 다 나 같지는 않지. '하면서 다지고 또 다져요.
그래서일까요?
오늘 따라 유난히 더 우울했었지 뭐예요.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국민학교(저 때는 초등학교가 국민학교였어요 ㅋㅋ)
시절부터 통지표와 생활기록부에 학년마다 빠지지 않고 늘 따라다니던 [밝고 명랑한 성격]의 제가 아닙니까?
긍정마인드를 꺼내야죠.
쪼끔만 더 힘내면
불금이 코앞입니다.
불금이 뭐 엄청난 이벤트가 있어야 되나요?
그저 제가 생각하는 불금이란 불타는 금요일 즉 무엇이든 불탈 정도로 즐길 수 있으면 그게 불금인 거죠.
저의 불금은 우리 아저씨랑 맛난 음식 먹고 새벽까지 티브이 보면서 커피 마시며 도란도란 얘기 나누는 거예요.
너무 시시해 보이지만
저한테는 최고의 불금이죠.
그 시간이 너무 행복하답니다.
제 이전 글에도 있지만 제가 초저녁 잠이 엄청나거든요.
어디든 등만 대면 자서 별명이 등대였어요.
하지만 금요일은 달라요. 잠이 안 와요.
퇴근하면서부터 기분이 상승이에요. 하하하!
이렇게 글을 쓰니 벌써 금요일이 된 거 같네요.
비 오는 수요일이었지만 시간은 열심히 금요일을 끌어당기고 있으니 우울해하지 말고
내일을 맞이해야겠어요.
수요일이 있어서 금요일도 있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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