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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아빠가 딸의 연애를 대하는 자세

이 카톡은 딸의 남친한테 밀린 우리 아저씨가 딸에게 앙탈부리는 톡이예요.

어때요? 비주얼 좋죠?
맛있게 보이네요.
꽤 잘 만들었네요.
기본적으로 레시피 보고 음식을 할 줄 아는 아이라서 독립시키면서도 걱정은 되지 않았는데
이정도로 잘 만들 줄은 몰랐어요.

 남친에게 해 주었다는걸 알고 울 아저씨가 드뎌 삐쳤네요. ㅋㅋㅋ

그걸 또 귀엽다고 받아주는 딸래미예요.
인간의 큰 기쁨 중 하나가 전 연애의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딸이 예쁘게 연애하는걸 엄빠한테 스스럼 없이 보여줄 때 너무 사랑스러워요.
얼마나 행복할까 싶고요.
그 신비로운 감정을 만끽했으면 싶어요.

그런데 이건 딸을 향한 엄마의 마음인 것 같고요.
딸을 향한 아빠의 마음은 좀 다른 것 같더라고요.

강하게 키운다는 둥 혼자서도 해봐야한다는 둥
연애는 다 큰 성인이니까 알아서 하게 두라는 둥
말로는 강한 아버지의 면모를 자랑하지만 실상 저보다도 더 딸래미를 걱정하고 늘 생각하고 작은 변화까지도 살피는 모습이 뒤에 숨겨져 있네요.


그런 아빠의 마음을 딸래미도 잘 아는지
둘이서 티격태격 하는것 같다가도 의논할 것이 있으면 제일 먼저 아빠한테 연락하는 예쁜 딸이거든요.

그런데 요즘들어 딸의 오빠가(남친) 좀 더 대세인듯 느껴지는지 지난번 딸 생일에 만나러 가면서 하는 말이
"진짜 좋아하는거 같아! 그걸 느끼겠어!"
하길래
"흠! 난 잘 모르겠던데 평소랑 별반 다르지 않은데요!" 했거든요.
그랬더니 .
"아냐 내가 아빤데 그걸 왜 몰라! 확실해요!"
이러면서 질투를 하더라고요.
이거 질투 맞는거죠?



딸의 연애를 응원 하면서도 한편으론 질투하는 듯한 모습!
그런데 전 알아요.
그것이 온전히 질투만이 아님을요.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듯이 우리 딸과 딸의 오빠가 알코옹 달코옹 이쁜 연애를 계속 이어가면 좋지만 또 언젠가는 헤어질 수도 있잖아요.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 때 딸이 가질 상실감을 알기에 그게 벌써부터 맘이 아픈거예요.
그래서 딸이 연애하는 모습이 좋으면서도 싫은거죠,
아! 울 아저씨 진짜 맘이 말랑말랑 하네요.
저는 뭐! 겉으로는 그까짓거! 할거 같은데요.
아빠가 딸의 연애를 보는 눈이 이렇게 그윽하네요.
나의 아빠도 내가 아저씨랑 연애할 때 이런 맘이었을까요?
아빠가 딸의 연애를 대하는 자세는 단순히 질투를 넘어선 무한 사랑이죠.


이제 슬슬 제가 질투나려고 하는데요?
힝! 딸래미한테만 이모티콘 보내주고
나한테는 밥 밥 밥!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