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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사람이나 개나 할 것 없이 자기집이 제일 좋아요.

갑순이가 자기 집을 압니다.
꼬리를 밑으로 내리고 현관에 서서 저를 쳐다보며
눈으로 말합니다.
우리집에 갈꾸야!
어서 나와!
갈이 가자!
제가 눈도 꿈쩍 않하면서
가긴 어딜 가?
이리 들어와!
하면 못이기는 척 거실로 왔다가는 이내 다시 현관으로 가서 저러고 있어요.
자기집이 아니래요
마음이 불안하대요
언니 집이야 괜찮아
걱정말고 들어와!
해봐도 눈을 슬프게 뜨고
자기를 봐 달래요.
자기집으로 간다고요.

하물며 강아지도 자기집을 좋아하는데 여지껏 월세 살다가 자기 집을 갖게 된 딸은 얼마나 더 좋을까요?
그 동안 말은 못해도 월세집이 얼마나 불안했을까요?
내 집도 아닌데 월세는 꼬박꼬박 나가니 모이는 돈도 아니고 얼마나 아까웠을까요?
참 희한하게 딸이 자기집이 생기면서 가장 좋았던게 이 현관이래요
저 많은 신발들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어도 아직도 공간이 남았다는것이 너무너무 감격스럽대요.
ㅎㅎㅎ

우리 갑순이 결국 식구들이 아무도 움직이지 않으니까 제발로 걸어들어와서 삐쳐있네요.ㅋㅋㅋ
갑순아 나도 우리 딸 집이 좋아서 그런다!
조금만 더 있다가자?
사정을 했네요.
저 역시도 제 집이 제일 좋아요.
아무리 딸 집이라도 엄연히 남의 집이고 또 새 집이니 어지르는것도 신경 쓰이고요.
저도 안락한 스윗홈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지만
가족들이 집들이 한다고 모인 오늘 만큼은 딸의 새 집을 한 껏 누리고 싶네요

엄마~^^
이제 내 집이 생겼으니까
내집 주차장에 놓을 차를 살 차례야!
자고로 차는 자기집 주차장에 세워야한다는게 딸의 지론이거든요.
앞으로 매월 나갈 은행이자랑 원금이 걱정되지도 않냐니까
분양받을 때부터 완공될 때까지 모으던 습관이 있으니 앞으로도 그대로만 하면 된다네요
자기만의 계획이 철저히 있나보네요.
갑순아
이제는 우리의 집으로 가자!
우리집이 제일 편하지?
어서가자!
언니는 언니의 집에서
우리는 우리의 집에서
각자 맡은바 할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자!
딸아 안녕~^^
이제는 더 자주 놀러올게~^^
왜냐구?
알면서!
현관이 넓직하잖아!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