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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후기

비비고 왕교자 만두와 내 반려자

한 봉지는 굽고 두 봉지는 쪘어요.
우리 집에 글쎄 대형 찜기가 있지 뭐예요.
맨날 위에 구멍 송송 칸은 빼놓고 아래 큼직한 솥단지에 감자탕 사 와서는 끓여 먹곤 했는데 오늘은 찜통이 열일하고 있네요~^^

누가 그걸 다 먹냐고요?
ㅋㅋㅋ
딸이 왔거든요
만두킬러 모녀에 아저씨까지 세 봉지면 딱입니다.
아저씨가 사 왔는데 마침 묶음판매하고 있었대요.

저는 저녁때 교육이 잡혀서
집에 늦게 가서 밥 차려 야하는데
우리 아저씨 배고프겠네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는 간단히  먹을 거 사간다고 하면서
교육 잘 받고 조심히 오라는 거예요.
우리 아저씨 참 스위트하죠?
나이 들어 제 걱정해주는 거는 부부끼리뿐이라는 거 그거 맞는 말입니다.
자식은 이제 날개 펼쳐서 자기 인생 살러 독립시켰으면 남은 건 내 반려자더라고요.
제가 이상한 건지 몰라도
저는 이런 작은 배려에 가슴이 콩닥콩닥 하면서
아! 아저씨가 나를 사랑하는구나 새삼 느끼면서 행복해요.

물론 대놓고 아저씨가 늦게 끝나는 나 힘들까 봐 만두 먹자고 한 거냐고 물으면
아니! 내가 먹고 싶어서 산 건데! 딴소리하는 츤데레지만요.
제가 태어나 자라면서 얼마나 많은 결정을 했겠어요.
예전 개그맨 이휘재가 하던 프로그램 중 양극 된 선택을 놓고 하나를 결정하는 거 있었거든요.
늘 사람은 삶의 갈림길에서 어떤 결정을 해나가면서 인생을 살게 된다는 거죠.
제가 살면서 가장 잘했던 결정은 아저씨를 선택한 거랑 우리 딸을 낳은 것이에요.
살면서 점점 좋은 쪽으로 변해서 이제는 더 변할 것도 없는 우리 아저씨를 제가 획득한 것이 너무 좋아요
ㅋㅋㅋㅋ

물론 상대방은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저는 제 마음에만 충실할래요
ㅋㅋㅋㅋ
만두는 역시 비비고죠
얼마 전 만두복원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 만두 연구원들의 열정에 더 사랑하게 된 비비고!
물론 우리 엄마 맛은 아니지만 늦은 저녁 우리 세 식구를 행복하게 해 주기에 충분한 한 끼 식사가 되어주네요.

비비고만두는 냉동상태로 김이 오른 뒤 올려서  10분 정도 찌면 맛있고 김발을 깔아주면 더 좋아요.

와! 조고조고 하나 꺼내서 뜨거울 때 살짝 베어 물면 참 좋겠죠?
이때 불을 끄고 3~4분 정도 뜸을 들여주면 더욱 촉촉한 찐만두의 매력을 맛볼 수 있답니다.
전자레인지에 익히는 거랑 천지차이죠.
그런 의미에서 대왕찜기가 있어 참 다행이네요~^^

군만두는 기름 넉넉하게 두르고 제일 약불로 삼면을 노릇노릇 돌려가며 굽거든요
손은 많이 가지만 겉바 속촉의 매력은 거부하기 쉽지 않죠.
자기도 모르게 자꾸만 손이 가는 군만두지요.
비비고 만두 나온 다음부터 다른 비비고 냉동 제품에도 관심이 가지더라고요.
아저씨는 찐만두 먹고 싶다 했는데 군만두도 맛있는지 시간 내내 만족해하면서 먹는 모습에 제가 너무 흐뭇하고 피곤도 싹 사라지는 거 있죠?
비비고 만두 덕에 제 맘 속에 내 반려자에 대한 고마움이 한 번 더 쌓이는 계기가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