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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요리

자연산 송이를 맛 보았어요!


귀한 자연산 송이예요.
연휴에 온 새벽부터 산에 가서 채취해서 가족들에게 맛 보여준다고 괴산의 제부가 친정으로 가지고 올라왔더라고요.

상자를 여는 순간 향이 그윽합니다.
올 해는 유난히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진한 솔향은 아니지만 동생 덕분에 자연산 송이를 몇 차례 접해 보다 보니 태풍 뒤 귀한 송이 대하는 것이 더더욱 반갑네요.

자연산 송이는 일단 향이 멀리 퍼져요.
솔향이 친정 주방에 그윽해요.
전 아직 그 향을 음미할 줄 모르지만 미식가들 사이에선 자연산 송이의 향을 최고로 여긴다고 해요.

송이는 연중 허가된 기간 동안 하가 받은 구역 안에서 허가 받은 사람만이 입산해서 채취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밑둥 부분의 흙만 살살 긁어내고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 생으로 먹는 것이 자연산 송이를 즐기는 방법이예요.

신문에 감싸고 지퍼백에 넣어서 집에 몇개만 가져왔어요.
동생이 가르쳐 준대로 손질해 보았어요.

도마 위 부터 싱크대 주변이 자연산 송이의
솔 향으로 은은하게 퍼집니다.
제가 칼질이 서툴러서 동생이 하는 것 처럼 얇게 슬라이스는 안되었지만 그래도 나름 먹음직스럽게 잘라졌어요.

세로로 얇게 슬라이스 해서 차곡차곡 담아요.
칼날이 미끄러운기운이 있는 것이 송이에서 뭔가 진액이 나오나 봅니다.

완전 싱싱 그 자체예요.
칼질 할 때 느낌이 뽀드득! 하면서도 새송이처럼 뻑뻑하지 않은 부드러움이 있어요.

어쩜 송이의 속 살 색도 이리 고울까요?
나이 들면서 점점 더 자연의 식재료 색이 얼마나 예쁜지가 새삼 보이기 시작하네요.

양념장은 굵은 천일염에 참기름이면 족합니다.
아저씨랑 딸이 극찬을 하면서 먹었는데
슬프게도 전 생으로 먹는 송이의 맛을 아직까지는 알지 못해요.
표고버섯은 생으로 먹는데 송이는 아직이예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좋은? ㅋㅋㅋ
근데 이거 술안주로는 최고 인듯요.
팔순 넘은 친정 아버지께서 이번 송이로 청하 반 병을 올킬 하시고는 급 기분이 상승하는 효과를 보셨죠.
안그래도 병원에서 살이 너무 빠져 저혈압이 온다고 해서 걱정하던 차였는데 이리도 맛나게 드셔 주시니 제 기분도 같이 상승했어요.
하하하하!

자! 여기 좀 보세요.
이게 뭐죠?
맞아요.
라면이예요.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닙니다.
자연산 송이를 먹는 또 다른 방법!
이건 보통 퀄리티가 아닌 요리죠!
바로 송이 라면이예요.

라면에 계란 풀고 가스 불을 끄기 직전에 송이 슬라이스를 흩뿌리고 고춧가루 한 스푼 추가하면 완성이예요.
송이의 향을 극대화 하기 위해 대파는 넣지 않아요.
생으로 먹을 때보다 국물에서 송이의 향이 찐~~~~하게 풍깁니다.
요고 요고 아주 별미예요.
또 저처럼 생으로 먹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좋은 음식이예요.
식감도 탱글탱글 쫄깃하고요.
국물은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순삭하게 되죠.
"그 귀한 송이를 그깟 라면따위에? "
라고 하지 마세요.
송이를 넣는 순간 고급 국으로 재 탄생 됩니다.



다음은 송이 볶음이예요.
자연산 재료의 향과 맛을 살리면서 식감도 유지하려면 생재료 자체를 먹는 게 제일 좋겠지만 간단하게만 조리해도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
대신 최소한의 열을 가하는 조리를 해야죠.
송이 채 썰고 청고추 홍고추 채 썰어서 들기름과 굵은 소금에 휘리릭!
삼색의 향연에 눈으로 먹고
그 다음은 송이 향 맡으며 코로도 먹고
탱탱한 송이를 씹으며 입으로도 먹죠.


이번에는 송이 맑은 탕 입니다.
냉동해 둔 무국용 무 넣고 들기름에 볶다가
물 넣고 푹 끓여요.
여기에 소금으로 간을 맞춰요.
송이를 길게 손으로 쪽쪽 찢어서 국에 넣고 청고추를 썰어서 넣어요.
한소끔 끓으면 시원하고 향그러운 송이 맑은 탕이 완성됩니다.
여기에 금방 한 쌀밥 말아서 한 그릇 뚝딱 먹는 아저씨!
고맙네요^^
잘 먹어 주어서요.

요리의 완성은 식재료의 퀄리티가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답니다.
자연산 송이!
내년에도 맛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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