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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인생 총량의 법칙 2 반려견 유모차 왜 태울까?

따란~^^
제법 잘 앉아 있죠?
이번에 당근에서 구입했습니다.
당근 해주신 분은 반려견이 못 걷게 되어서 태우려고 샀는데 태운 지 며칠 만에
그만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네요.

그분 따님과 유모차를 갖고 나오셨는데 저보고 우리 반려견은 몇 살이냐 물으시길래 이제 14살 되었어요  하고 말씀드렸더니
눈시울을 붉히시면서
마음의 준비해 놓으세요
하시더라고요.
그러자 옆에서 따님분이
화들짝 놀라며 엄마 그런 소리 하지 마! 요즘 강아지들 오래 살아!
우리 개만 그런 거야!
하면서 죄송합니다ㅠㅠ
하는 거예요.

저는 괜찮아요.
님 강쥐는 아마 좋은 곳으로 갔을 거예요.
덕분에 우리 강아지에게 좋은 유모차가 생겼네요
잘 쓸게요 하고 유모차를 싣고 돌아오는데 자꾸만 그 아주머니의 모습이 떠오르더라고요.
얼마나 황망하게 갔으면
얼마나 허전하면
눈시울 붉히면서 저에게 마음의 준비하라는 말을 하셨겠어요.

사실 우리 갑순이도 이제 나이가 있다 보니 눈도 잘 안 보이고 허리 디스크도 있어서 계단 내려가기 올라가기도 못하고 소파나 침대는 들어서 올려주어야 하기는 해요.

산책시간도 30분 내외로 줄고 달리기 같은 거는 시키지 말라더라고요.
그래도 아직 움직이는 데는 문제없는데 갑순이에게 유모차가 필요한 이유는 따로 있었거든요.

아빠가 계실 때는 낮에 보호사님도 오시고 아빠도 있으니 갑순이가 혼자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았는데
이제는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경 까지는 영락없이 혼자 있어야 하는 거예요.
너무너무 맘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주말이라도 반려견동반가능 장소가 있으면 함께 데려가는데
식당 같은 곳은 유모차에 태워서 들어가야 하거든요.

처음에는 요람을 가져가서 옆자리에 놓고 거기 놓고 식사하고 했는데 요람이랑 담요 들고 왔다 갔다 하는 게 꽤나 번거로운 거 있죠?
그래서 주변을 보니 다들 유모차에 태워서 오더라고요~^^

어떤 기사를 보니  작년 한 해 아기 유모차보다 강아지 유모차가 더 많이 팔렸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노령반려견들이 많아졌다는 의미겠죠?
얼마 전 킨텍스에서 팻페어를 했었는데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누구는 멀쩡한 강아지를 왜 유모차에 태워 다니냐?
개들은 원래 발바닥을 땅에 디뎌야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하는데 사람들이 자기 욕심에 편하게 산책시키려고 유모차에 태워 나간다며 자기는 공원 같은 데 가서 보면 유모차에 순전히 개만 타고 있고 아기들은 가뭄에 콩 나듯이 보여 저 멀리서 유모차가 오면 아기인지 개인지 한참 살핀다는 글을 본 적 있어요.

실상 그분들이 자기 편하려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다양한 이유로 유모차에 반려견을 태우는 거라 생각해요.
또 노령견이라 잘 못 걸을 때 억지로 걸리는 것보다는 태워서 바깥바람 쐬어 주는 것이 더 좋다고도 하고요.

우리 갑순이도 점점 더 나이 들면 유모차에 의지하는 날이 더 많아질지도 모르지만 당장 지금은 아저씨랑 저 그리고 갑순이 셋이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려고 준비했답니다.

집 안에서 저녁때 한 번씩 타고 간식주며 연습도 하고
식탁 옆에 두고 저녁 먹으며 연습도 해요.
최소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지 않도록은 가르쳐야죠.

당근 해주신 분의 말대로 우리 갑순이도 어느 날 갑자기 황망한 헤어짐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때까지는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함께하고 싶어요.

갑순이는 우리 아빠가 돌아가시면서 저에게 물려준 소중한 유산이거든요.

우리 딸이 독립한 지 5년쯤 되었는데 한 번씩 집에 오거든요.
갑순이는 딸이 독립하고 2년 정도 있다가 우리 아빠가
몸이 아파 우리 집에 오시게 되면서 같이 온 강쥐예요.
강아지라면 질색하던 자기 엄마아빠가 갑순이에게 하는 거를 보면 참 신기하대요
털 날린다고 강아지 냄새난다고 외할아버지 집 갈 때마다 투덜거리던 두 사람이 갑순이를 끌어안고 뽀뽀를 하고 발바닥 냄새를 맡는 모습이 신기하대요.
유모차까지 샀다는 거 알면 더 놀라겠죠?

우리 딸은 아기적에 보행기는 물론 유모차를 절대 안 타려 해서 태우고 어딜 가보지 못하고 안고 업고 걸리면서 키웠거든요.
여러분 인생 총량의 법칙 아세요?
죽기 전에 언젠가는 다 해보고 죽는다잖아요.
갑순이의 유모차가 인생 총량의 법칙을 증명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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