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성공한 인생은 마음에 있다.


시골에 시아버님이 홀로 계신다.
홀로 생활하신지 2년 반이 되었다.
팔순 가까운 나이에도 본인이 건강하게 지내야 자식들 걱정 안 한다고 매일 산에도 다녀오시는 자신에게 철두철미한 분 이시다.

 

 

또 조경에도 조예가 깊어 손수 정원을 가꾸는 것도 열심히 하신다.
아버님이 가꾼 정원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번에 내려 갔더니 또 새롭게 바꾸어 놓으셨다.
아니 바꾸는 중이다.
돌을 하나 하나 쌓고 수석을 손질하고
고가구 경매장도 다니시며 진귀한 물건들을 흥정하고 가져다 놓고 하신다.

 

 

나름대로 머릿 속으로 계획한 것이 있으면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잊어버리고 몰두하시다보니
이번에는 좀 무리했는지 대상포진이 걸려
2주 전부터 병원 다니며 약 먹고 주사 맞고 약 바르고를 계속적으로 하고 계신다.

 

 

사람이 몸이 아프면 더 늘어지고 우울해지듯이
아버님도 혼자 계시는데다가 아파서 활동도 못하니 온갖 생각이 다 들고 본인이 잘 살아 온 것인지 회의가 드나보다.
안 그래도 코로나 터지고나서 잘 다니시던 산악회도 뚝 끊어 버리고 나갈 일이 없는데다 인적 드문 곳에서 홀로 이 생각 저 생각 하다보면 생각이 생각을 낳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후회 되는 일들만 마음에 자리 잡은것 같았다.

 

 

지나온 인생이 후회 된다고 한탄하다가 자책하다가 원망하다가 하게 된다고 하신다.
본인의 인생을 되 돌아 보니 실패한 인생인 것 같다며 나를 붙들고 말씀 하신다.
성공한 인생은 아닌 것 같다고 하신다.

 

 

'어떤 인생이 성공한 인생일까 ?'
나에게도 화두가 되어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자기 맘대로 흘러오지 않은 인생이 속상하셨던 것이겠지.
몸이 아프니 더 외롭고 처지고 즐거운 생각은 들지 않으셨을 것이다.

 

 

잡념이 들 때는 돌 탑을 한 장 한 장 쌓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다잡으신다고 했는데 요즘은 그나마 몸이 아프니 그것도 못하시니까 더더욱 가라앉으셨나보다.

집 어디를 둘러봐도 아버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상념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엿 보인다.
"정원 참 잘 꾸미셨어요!
너무 예쁜데요?"
말 하면서도 내 마음은 그 수고 속에 어떤 회한이 있는지 알기에 마음이 아프다.

 

 

사람이 살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성공한 인생일까?
내 생각에는 부모 된 자라면 당연히 자식을 올바르게 키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 자기 자신을 놓고 보면 크게 아프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행복할 수 있다면 인생 마감하는 시점에서 볼 때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건 자기 자신의 기준일텐데...
사는 동안 객관적으로 '저 정도면 인생 성공이지!' 하는 말을 듣더라도 스스로가 만족하거나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내가 보기에 우리 아버님은 이 정도면 성공한 인생이 아니겠나 싶다.
물려 받은 재산도 하나 없이 오로지 성실과 근면으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남 부끄럽지 않게 살면서 자식들 올바르게 키워 각자의 가정을 꾸리도록 하고 그 연세에도 이렇게나 건강하시니 말이다.
아파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 것 인지를!

 

 

돈으로 성공했다 하나 자식이 속 썪이고 명예로 성공했다 하나 가정 불화가 끊이지 않고 권력을 가졌다 하나 건강하지 않은 경우를 나는 심심찮게 보고 듣는다.
옛 선인의 말처럼 평범하게 살면서 행복하기는 쉽지 않다.

 

 

성공한 인생은 궁극적으로 행복한 삶을 사는 인생이다.
다만 행복은 그 누가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가 처한 상황에서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남 탓 하지 않고 하루 하루 즐거운 마음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나도 지난 날의 삶이 후회되고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자책도 되고 하는데 나보다 더 오랜 세월을 사신 분이니 더 깊고 많은 생각들이 오 갈 것이다.

 

 

쾌차 하시면 마무리 못한 정원 가꾸기도 마무리 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들도 거리낌 없이 하고
생각도 긍정적으로 돌아 오시기 바란다.

성공한 인생은 지금 바로 여기 스스로의 마음에 있다.
내가 마음 먹기에 따라 성공한 인생과 실패한 인생은 종이 한 장 차이이다.

2020/07/04 - [일상] - 매양로 아버님 집

 

매양로 아버님 집

매양로 아버님 집 여기에 우리 시아버지 덕곡 선생이 혼자 살고 계신다. 오늘 낮에 내려갔더니 집 안쪽에 있던 석상 두 개가 대문 양 옆으로 옮겨져 있다. 저걸 팔순 가까운 노인이 어떻게 옮길

kalj1.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