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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부모가 자식을 바라보는 눈

딸이 오랜만에 전화를 했더라고요.
전화 하는 중에
딸아!
내 아빠가 아파!
밤에 토하시고 열나고 했어!
했더니
딸이 할아버지를 보겠다고 온다더라고요.
후다닥 딸래미 좋아하는 흐믈흐믈 미역국 끓이고 좋아하는 양념게장 한 통 사다 놓고 기다렸죠.
집밥 좀 먹이려고요.
현관 문을 열고 엄마! 하면서 들어오는데
척 보니 저번 달 보다 더 말라 보이는거에요.
순간 요즘 게임 출시로 바쁘다고 야근이 잦다던데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다녔나? 싶었죠.
같이 식사를 하는 중에
아저씨도 딸이 안쓰러웠나봐요.
우리 딸 왜이렇게 말랐어?
밥 잘 먹고 다니는거야?
하더라고요.
딸이 하는 말!
그래? 나 말라 보여?
몸무게는 그대로인데?
하는거에요.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아저씨가 먼저 말했네요.
늘 자식이 안쓰러운 마음!
그게 부모 맘인가봐요.

문득 며칠 전 저녁 식사시간이 떠올랐어요.
제가 아빠한테 늘 많이 드시라!
먹어야 힘 난다!
곡기 끊어지면 안된다!
남기지 말아라!
잔소리 하거든요.
그러면 옆에서 아저씨가 왜 장인어른 부담주냐!
안 먹고 싶은게 아니라 배 나오실 까봐 조절해서 드시는 거니까 스트레스 주지마라!
우스갯소리 하곤 하죠.
우리 아빠 허리 22인치에요.

근데 그 날 따라 전
볼록 나온  제 배에 대한 벌칙으로 밥을 세숟가락만 펐어요.
점심도 과하게 먹고 퇴근 전 간식으로 고구마까지 먹었더니
입맛이 없더라고요.
아빠가 너는 왜 그렇게 조금 먹냐시길래
아빠! 나 배가 너무 나와서 소식하려고! 했더니
우리 아빠가 하시는 말씀!
네가 어디 배가 나왔냐?
내가 보기엔 살도 하나도 안 찐것 같은데...
밥 좀 많이 먹어라!
ㅋㅋㅋㅋ
세상 모든 부모들이 자식을 보는
눈은 다 같나 봅니다.

딸에게 말했죠.
우리 아빠가 나 살 하나도 안쪘대!
딸이 밥 먹다가 저를 위 아래로 찬찬히 훑어 보더니
응 엄마!
우리 엄마 하나도 살 안쪘어!
그쵸? 할아버지? 하네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