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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벚꽃 갑순

봄이 완연하네요.

갑순이가 없었으면 봄이 왔는지 갔는지도 모르고 세월을 보냈을텐데...

언덕이며 나무 줄기며 흙까지도 봄이 왔다고 보여줍니다.
연두빛이 넓게 퍼져 있네요.

능수버들은 벌써 연한 잎들을 피워내고 길가의 잡초마저
한껏 생명의 위대함을 뽐내고 있네요.
저도모르게 활기가 느껴집니다.
나와보지 않으면 걸어보지 않으면
봄바람을 뺨에 느껴보지 않으면 몰랐을텐데요
정말 봄이 왔네요.

아빠의 건강악화로 암담하기만했던 작년 이맘 때는 밖에 봄이 왔는지 새들이 지저귀는지 꽃이 피고 지는지도
몰랐는데 작년 봄에도 세상은 이랬을테지요?
제가 몰라주고 지나친게 미안하네요.

솔밭 소나무들도 봄이라고 알려주네요.
초록 솔잎들이 윤기가 돋고 나무줄기랑 기둥도 윤기가 흐릅니다.
솔향이 멀리 바람타고 은은하게 퍼지네요.
울 갑순이도 봄이 온게 좋은지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냄새 맡으며 느끼는거 같아요.

따스한 햇살에 시원한 바람 맞으며 한적한 공원길을 걷는 것이 이렇게 벅찰 일인가 싶은데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기분이 좋아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으면 좋았을 이 벚꽃길을!
ㅎㅎ 사랑하는 갑순이랑 걷고 있어요.
바람이 휘익 불면
벚꽃 잎이 눈이 되어 내립니다.
태어나서 처음 맞아보는 벚꽃 눈이 우리 갑순이도 신기한가 봅니다.

봄의 한 가운데를 걷고 있는 갑순이랑 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서 이 벚꽃길을 또오고 또오고 하고싶네요.

파릇파릇해진 드넓은 잔디밭을 오래오래 바라봅니다.
신기한가보네요.
다음번에는 강도 보여줘야겠어요.

돌아오는 길에 맘이 맞는 친구도 만나서 서로 탐색하고 냄새맡고 기분이 한결 더 좋아졌네요.

집에 안간다고 떼부리는 표정이
ㅋㅋㅋ
그것마저도 너무 이쁘네요.
그래! 더 놀자!
갑순이랑 즐기는 봄산책에 제
맘이 한없이 너그러워집니다.

이 벚꽃 풍경 기억하고 있다가 내년에도 후년에도 갑순이랑 걸어야겠어요.
정말 따스한 날이에요.
벚꽃 갑순!
봄이 완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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