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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반려견을 바라보는 마음

갑순이를 데리고 저녁 산책을 다녀왔어요.
바람도 살랑살랑 기분도 좋고
오랜만에 나간 저녁 산책이라 기분도 좋았어요.
자기가 가고 싶은대로 따라가주리라 마음 먹고 시간도 여유있게 나갔어요.
강아지와 함께 생활하다보니
제 마음 한 켠에 남아 있는
그 옛날 우리 아이 키울 때 가졌던 모성애가 스멀스멀 올라오더라고요.
대신 젊어서는 모성애를 이기는 이성이 있었기에 무조건적인 사랑만을 주지 않았던거 같아요.
딸에게 지금도 가끔 듣는 소리가
엄마가 자기 어렸을 때는 좋으면서도 무서웠다더라고요. 키울 때도 우리 부부는 서로 교육방식의 이견이 있더라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다툰 적이 없어서 아이가 자기 편리한대로 엄마한테 갔다가 아빠한테 갔다가 하는 일은 없었답니다.
그런데 우리 갑순이는 이성적으로 안되는 줄 알면서도
허용해 주는 일이 많게 되네요.
그냥 예쁘고 다 해 주고 싶고
먹겠다는거 다 주고 싶고요.
산책은 아저씨가 거의 시켜주는데
가물에 콩 나듯이 제가 할 때면 갑순이가 가자는대로 순순히 따라가는 저를 문득 발견하곤 합니다.
제가 늙어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강아지라서
뭐든 허용해주고 싶은 걸까요?
어떤 상황이 되도 너그러워지고요.
이렇게 키워도 되나 싶어요.
갑순이가 딱히 자기 멋대로 하거나 말썽을 피우는 일이 전혀 없거든요.
그래서 저도 갑순이를 특별히 교육하거나 훈육하는일 없이 그냥 지켜보는적이 더 많은거 같아요.
자유롭게 두고 싶어요.
아빠랑 산 10여년 동안도 자유롭게 살았거든요.
여기서도 그렇게 살면 되겠죠?
강아지를 바라보는 마음은 한없이 너그러워지는거 같아요
마치 손주를 보는 할머니의 맘이랄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