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롱 한 상자를 보내 주었더랬어요.
지난 어느날 밤!
야근에!
과중한 업무량!
지친 심신!
'자기가 이 일에 적합한가?'라는 회의가 든다고
말하는 전화기 너머 목소리가
보지 않아도 울음을 참고 있다는 걸 단박에 알아 차렸답니다.
저는 엄마니까요.
너무 바빠서 저녁밥도 아직이라는데
시간이 밤11시가 훌쩍 넘었더라고요.
그저 하는 말을 들어만 줄 뿐이지
저도 뭐라 말은 못하겠는데
가슴이 너무 찢어지는거예요.
직장생활이 다 그렇지 뭐!
억울하면 회사 오너 해야지 뭐!
우스갯 소리로 위로하고
잘 하고 있다고!
3년차 즈음에 꼭 슬럼프 한 번씩 온다고!
엄마도 직장 1년차에 하도 일을 못해서 짤릴뻔 했다고! 했어요.
"엄마도? 그런데 어떻게 지금까지 다녀?"
"그러게!
책임감은 있었는지 딱 1년만 채우고 나가자! 했는데
그 다음은 또 잘한다더라고?
그래서 그 말에 또 눌러 앉게 된거야!"
다음 날!
딸이 좋아하는 디저트
마카롱을 맛 별로 골고루 한 상자
꽉 채워서
딸 집으로 배달 신청했어요.
밥도 못 먹고 허기진 상태에서
윗 사람들 컨펌 기다리며 마음 졸였으니 얼마나 예민해졌었을지 단박에 알겠더라고요.
엄마가 되서 해 줄 수 있는게
달랑 마카롱 한 상자지만
그게 제 마음이었네요.
"엄마!
어떻게 알았어?
나 마카롱 먹고 싶었었거든!
그리고 어제 일 잘 풀렸어!
내 맘대로 일이 안되니까 예민해져가지고 그랬는데
이제 해결되서 완전 씐나!~"
한결 밝아진 목소리 들으니
그게 설령 거짓이더라도 맘이 놓이더라고요.
어쩌겠어요?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하면서 수많은 상황을 스스로 겪어가며 단단해져야 하는 것이니
안타깝지만
부모가 도와 줄 수 없는 부분도 있다는걸 저도 아니까요.
"굶지 말고 꼭 먹고 다녀!
다 먹고! 살자!고 하는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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