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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가깝고도 먼 사이 아빠와 딸

가깝고도 먼 사이 아빠와 딸

요 사진이 우리 딸이 아빠한테 보인 최고의 애교다.
아빠 무릎을 베고 눕거나 업히거나 뽀뽀하기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딸에게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아빠를 어려워하거나 무서워하는 것도 아니다.
유아기 시절 아빠와 유대가 거의 없었던 탓에 스킨쉽이 적어 그랬을까?
아이가 어릴 때 남편은 새벽에 나가서 늦은 밤 퇴근하고 주말엔 밀린 잠자느라ᆢ아이 육아에 참여하지 못했다.
아니 엄마가 본 입장에서는 참여할 의사가 없었다고 봐야겠다 .
기저귀 갈기나 분유 타기 아이 재우기나 안아주기가 단 한 번도 없이 영아기를 보내고

유치원 행사나 학교 참여는 꿈도 꿀 수 없었으니까...

그냥 포기하고 아이를 키웠지만
나도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남들이 말하는 학교 다니는 아이 기 살리기 위한 행사 참여는 거의 못했으며

딸도 포기하고 기대하지도 않았다.
다행히 아이는 낙천적이고 명랑한 성격에 무슨 일이든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아이여서

그나마 부모로서 미안함이 조금은 덜했다.
그런데 딸이 점점 커가면서 학교생활이나 일상에서 결정적인 순간에는 자신감이 부족하고

정말로 자기 의견을 얘기해야 할 때에는 직접 아빠한테는 말 못 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나랑은 같은 여자끼리고 어린 시절부터 계속 같이 지내왔기에 격없이 지냈지만

아빠를 대할 때는 어느 부분 껄끄러웠는지도 모르겠다.
'아빠와의 유대가 없는 것이 원인일까?' 생각하기도 했고

'부모가 아이 어린시절 행사 참여가 없어서 자신감이 없는 걸까?' 고민도 되었다. 
지나고 나서 나도 남편도 후회가 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시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유치원 졸업 무렵부터는 남편이 아이와이 관계를 점점 좋은 쪽으로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나와 아이 교육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딸도 우리 가정의 형태를 받아들이고 이렇게 지금까지 왔고 정말 잘 커 준 딸이다.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고 지금은 직장도 잘 다니고 있다.

물론 연애도 하고 말이다.
세상에서 아빠를 제일 좋아하던 딸!
이제는 남의 집 오빠가 제일 좋다는데 ㅎㅎ
예전에는 아빠 같은 사람 만나면 결혼한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그런 사람을 만날 확률이 낮은지 비혼 주의란다.

또 언제 바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자기 아빠랑 말도 잘 통하고 식성 생김새도 비슷하고 생각하는 것도 같은 점이 많고

내가 봐도 참 신기할 정도로 아빠를 닮은 구석이 많다.
가깝고도 먼 사이!

그러나 이제는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사이 아빠와 딸!

지금까지처럼 우리 부부도 딸과의 좋은 관계를 위해 더 노력할 거다.
딸도 알게 모르게 아빠와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말이다.

 

노래방에서 아빠랑 같이 즐거운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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