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오기 전에 벚꽃을 보고 왔어요
혼자였다면 안 갔겠죠
달리기 운동을 갈까 말까
그래 말자! 하다가
그러면 또 몸이 찌뿌듯할 거 같아서 산책이라도 하려니까 나갈 준비하고 있는 우리 부부를 아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갑순이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래! 산책이니까 갑순이도 가자!
열다섯 살 갑순이도 함께 데리고 동네 한 바퀴 돌고 오자!
그런데 우리 갑순이 왼쪽 다리가 많이 아프지?
개모차 타고 가야겠네 하고 집을 나선 순간 공동현관 앞에 벚나무 꽃이 활짝 핀 모습인 거예요

어머나!
나도 모르는 사이 언제 이렇게 벚꽃이 흐드러지고 핀 거지?
하는데 아저씨가 지금 호수공원에 벚나무들이 꽃을 만개했다더라 말해주더라고요
그럼 우리도 거기 가보자고!
졸지에 야간 벚꽃놀이 하러 출발했어요.

공원 입구부터 정말 벚나무들이 모두 활짝 활짝 만개했어요
낮에 햇빛 좋은 구간은 벌써 꽃이 지고 잎이 나오려고 하더라고요
오늘 안 왔으면 예보에 비바람 소식 있던데 꽃 다 떨어질 뻔했지 뭐예요?
우리 아저씨의 센스 덕분에 늘 제가 이득을 본답니다
공원 입구 이디야 가서 커피도 한 잔 사서 마시면서 벚꽃둘레길을 갑순이와 함께 산책하고 셀카도 찍었어요
너무너무 아름다운 호수공원 산책로였어요

갑순이도 좋은지 개모차 안에서 연신 고개를 위로 뺐다가 아래 망사로 숙였다가 하면서 코를 킁킁하면서 벚꽃길을 즐기더라고요
사람들도 어마무시해요
다들 우리 같은 마음인지 예쁜 꽃나무를 사진 찍고 그 예쁜 나무 곁에 사랑하는 그들의 누군가를 세워 포즈를 취하게 하고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것이 보여요
우리도 지나가는 커플에게 부탁해서 25년 봄 사랑 벚꽃 갑순이 인증샷을 찰칵!
행복이 밀려오더라고요
행복할 때 아저씨한테 하는 말!
30년째 하는 말!
오늘도 했어요
아저씨 나랑 결혼해 줘서 고마워요~^^
다음 생에도 아저씨 찾아갈게요

우리 아저씨의 답은 늘 한결같아요
아휴 왜 그래?
왜 ㅇㅇ는 ㅇㅇ생각만 해?
왜 그렇게 욕심이 많아?
내 생각도 좀 해 줘야지!
ㅋㅋㅇㅋㅋ
ㅋㅋㅇㅋㅋ
갑순이도 우리 두 사람과 함께 한 벚꽃 산책이 꽤나 흡족했는지 집에 돌아와서 자기 매트위에서 입을 닦고 몸을 굴리며 앙~^^하며 행복한 몸짓을 하네요
벚꽃셀카로 핸드폰 화면도 바꾸고 우리셋 벚꽃사진으로 카톡 프사도 바꾸고...
마음속 활짝 핀 벚꽃이 오래오래 가겠지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려견 스트레스 적게 미용 하려면 (4) | 2025.04.22 |
---|---|
반려견 기관지 협착증 영양제 파워브레스케어 (4) | 2025.04.17 |
뭘 이런 걸 다 받았습니다 연말정산 쉽게 알아보기 (3) | 2025.03.10 |
2024 겨울 마니또 직장생활이 따뜻해 지는 이벤트 (9) | 2024.12.29 |
가족이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30) | 2024.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