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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김밥김 사러 갔다가 진라면 사 온 사연

엊그제 저녁!
흰 쌀밥만 먹으면 일찍 죽는다는 유튜브 한의사 말을 듣고는 당장 잡곡밥을 했어요.
귀가 너무 얇은게 흠이죠.
너무 과하게 잡곡을 넣은 거예요.
쌀 , 보리, 귀리, 검은콩까지 ㅋㅋㅋㅋ
색은 거의 검붉은 색에 까끄러운 맛!
전 잡곡밥 워낙 좋아하지만
문제는 우리 아저씨예요.
잡곡밥을 보자마자 흠칫하는
미묘한 표정의 변화를 알아챘죠.
곧바로 된장국에 말아버더라고요.
맘에 안드는 식단이어도 절대 잔소리하는법이 없거든요.
대신에 액션을 취하죠.ㅋㅋㅋ
밥은 왜 그리 많이 했는지!

다음날 저녁!
남은 밥을 먹어야 하는데...
저는 머리를 썼습니다.
'그래! 김밥을 말자! 그러면 잡곡 맛 못 느끼고 아저씨도 잘 먹겠지!'

지단을 부치고 스팸을 굽고 당근을 볶고 단무지의 물을 쪽 빼고 참기름에 잡곡밥을 양념했어요.
헉!
김밥김이 없는 거 있죠!
'아~~~~이거 어쩌나?'
얼른 아파트 앞 마트로 달려갔죠.
세상에!
아무리 둘러 봐도 김밥김 안 팔더라고요.
'뭘 사려나!' 저만 뚫어지게 보는 사장님!
그냥 나오기가 민망해서
눈 앞에 보이는 진라면만 한 봉지 샀지 뭐예요.

마트에서 나와 갈 곳을 잃은 사람마냥 망설였죠.
200미터 전방에 이마트가 있거든요.
그런데 차마 라면 들고는 못 가겠고
아저씨 올 시간은 다 되어가고
결국 아저씨한테 SOS!


데헷!
어찌 되었냐고요?
무사히 김밥을 먹었답니다.
울 아저씨가 이마트서 사 와 주었어요.
에구구 이뽀라! 궁디 팡팡!
완전 고마웠답니다.

지금은 아닌데 젊은 시절의 아저씨는 마트 가는 것도 싫어했죠.
저 혼자 아이 데리고 장보러 가면 부부끼리 카트 끌고 장보는 사람들이 왜그리도 부럽던지요. 어쩌다 같이 가게되면 같은 코너를 두 번 못 가게 했어요.
"아! 맞다 간장 산다는거 깜빡 했네요."
하면서 그 코너 다시 가려고 하면
"거기 지나쳤으니까 다음에 사요."
이런식이었어요.
지금은 손잡고 시장 가방 끌고 같이 가요.
아! 갔던 코너도 두세번도 더 가도 되고요.ㅋㅋㅋㅋ
내일 저녁 메뉴는?
다들 짐작 가시죠?

진라면에
파 송송
계란 탁! 입니다.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