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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반려견 루틴 노령견과 살고 있다면 더욱더!

이사 간 딸 집을 가고 있어요
아직 입주들을 많이 안 해서 주변이 고요해요.
여긴 어디인가?
하고 저를 졸졸 따라오네요
새로운 곳을 가면 앞장서지 않고 뒤로 따라와요
아는 냄새가 없으니 일단 경계태세!

엄청 새로운 냄새들이 가득한 공간에 데려다 놓으면 갑순이는 부들부들 떨면서도 여기저기 냄새를 확인해요.
아는 냄새가 있나? 확인하는 거예요

여기가 익숙한 냄새가 나는 곳인가? 알아내는 거 같아요
엉덩이를 뒤로 빼고 안 가겠다고 표시할 때도 있어요

그럴 때 곁에 자기가 아는 사람 자기가 친근한 사람이 있으면 그나마 안심을 하는데
혹여 주변이 시끌시끌하면 그 소리를 또 두려워해서 제 품으로 파고들어요.

우리 갑순이는 노령견이라 눈이 점점 더 나빠지는 중이거든요.
간식을 던져주면 눈보다 코를 이용해 찾아내서 먹어요.
밥은 아침밥 저녁밥 두 번 주는데 여기에 루틴이 있어요.
일단 산책부터 하고 들어오면 식사를 하고 물을 마셔요
그리고 자기 매트로 뛰어가서 이리저리 몸을 굴리며 그르릉 소리를 내며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들고 입에 묻은 물도 닦으면서 쳇쳇 소리도 내면서
즐겨요
이걸 매일 반복해요~^^

이제 언니 집도 몇 번 왔다 갔다 하니 궁둥이 붙이고 앉아 있네요
근데 갑순아~^^
네가 살 집도 아닌데 커튼 고르기에 너무 집중하는 거 아니냐?
ㅋㅋㅋ

갑순이는 나름의 생활계획표를 짜 놓고
생활하고 있더라고요
참 신기하게 일어나는 시간 잠자는 시간이 일정해요
솔직히 낮시간은 갑순이 혼자 있으니까 뭐 하며 지낼까
알 수는 없지만 갑순이도 사생활이 있으니 더 캐지는 않으려고요

아침 산책에서는 쉬야를 누고 들어오고
저녁산책에서는 응가를 누고 들어와요
그 외 시간에는 쉬야 응가 안 해요
실내에서는 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두 사람까지 이 루틴대로 움직이고 있어요.
아침 산책은 제가 저녁산책은 아저씨가 하고 있어요
늦게 일어나도 늦게 집에 와도 안 되죠
우리 갑순이가 있으니까요
덕분에 우리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고 산책도 매일 하게 되는 셈이죠

저녁 먹고 나면 소파 앞에 정자세로 앉아 쫑알거려요
밥 먹었으니 간식 찾기 놀이를 할 차례라고 쫑알대는 거예요
간식을 여기저기 숨겨주면 신이 나서 간식 찾기 놀이를 해요
저녁 9시부터 10시 사이에는 엄청 집중해서 저나 아저씨를 쳐다보면서 간절한 눈빛을 보내요
모른 척하면
그땐 깽~짖어요
잘 시간이니 침대에 올려달라는 거예요
갑순이만 혼자 올려놓고 티브이라도 더 볼라치면
침대 위에서 왈왈 짖어요
빨리 들어오래요
ㅋㅋㅋ
자기를 위해 옆에 누워있어라!
이거죠
그리곤 사람 다리에 등을
착 붙이고 코를 골아요
갑순이 덕에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이 생겼답니다
갑순이 덕분에 우리도 건강한 루틴이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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