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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공황장애 일기2 공포

공황장애 판정을 받고 약물치료를 시작했어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몰라 불안했는데
약을 먹으니 한결 안심이 되고 혈압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머리를 도끼로 내려찍는 아픔도 사라졌어요
그런데 이제 또 공포가 오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계단이 싫고 두렵고 무서웠어요.
익숙하고 아는 곳은 괜찮은데 처음 가는 곳에 계단이 있으면 또 얼어붙어서 심장이 마구 뛰면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고 힘들어지는 거예요
처음에는 일주일마다 병원을 갔거든요.
의사 선생님께 상담을 했더니 실체가 없는 공포는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자꾸 부딪혀보면서 극복해 보자 하셨어요.
일부러 계단 있는 곳을 피하지 말라고요
옆에 조력자가 있다면 훨씬 더 좋대요
머리도 식힐 겸 제주로 2박 3일 딸과 여행을 갔어요
우리 아저씨가 딸한테 전화해서 엄마가 계단공포 있으니까 잘 살피라 했대요.
그런데 ㅋㅋㅋㅋㅋ
처음 들어간 고깃집 2층
카페도 2층
박물관도 2층
디저트집도 계단!
딸은 저의 상황을 고려했지만 자기가 곁에 있으니 충분히 케어 가능하다고 여겼고 특별히 고려하지 않고 일상적으로 선정한거죠
이렇게 한 것이 오히려 제 치료에 도움이 되었어요.
하다 못해 제주에서 서울 올 때는 활주로 승차여서
탑승장 비상계단을 내려와서 활주로에서 계단 올라가서 비행기를 탔지 뭐예요~^^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뿌듯해요
돌아와서 의사 선생님께 이야기했고 일상을 피해 갈 수 없기 때문에 피하기만 하면 병이 낫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잘했다고 격려도 받았어요.
지금도 너~~~~~~무 높은 계단은 두렵지만 아니 계단이 있으면 꺼려지지만
극한의 공포는 많이 사라졌어요.
공황장애는 여러 가지 다른 증상들을 수반하거든요.
약으로만 치료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살면서 하나하나 극복하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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