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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맛집이네

연희동 중식당 이연복셰프의 목란 동파육 멘보샤 홍소가지 짬뽕

목란의 대표 메뉴 동파육이에요.
요리 중 요리라고 여겨지는 메뉴예요.
참 예쁘게도 담았어요.
요리는 눈으로도 먹죠.
정성이 느껴집니다.
향이 사르르 나는데 군침이 돌아요.

목란 몇 번 와 봤는데 멘보샤는 처음 만나보았어요.
비주얼에 반해버렸네요.
너무너무 먹음직하게 생긴 거 있죠?
겉의 빵 부분은 두드리니까 탁탁 소리가 나는 것이 엄청 바삭할 거 같아요.
바삭 식감을 좋아하는 저는 이 바삭한 소리에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가지를 사랑하는 우리 가족의 선택 홍소가지예요.
매콤한 소스와 각종 야채가 멋스럽게 어우러져 있어요.
채소들 모두 신선하고 고급지네요.
정말 요리다운 요리!

목란은 짬뽕 국물 맛이 진짜 예술입니다.
코스요리 먹고 나오는 짬뽕은 양이 적어 감질나는데 이렇게 단품으로 나오는 것을 먹어보니 위에 곁들여진 해산물이 풍부하고 크기도 큼지막해서 짬뽕을 먹는다는 느낌보다 얼큰한 해물탕을 먹는 기분이더라고요.

이연복셰프의 얼굴을 걸고 하는 식당이니만큼 명성에 걸맞은 서비스와 음식이 제공되고 있어요.
가격은 좀 비싸지만 흔하게 먹을 수 없는 요리들을 벼르고 별러서 먹는 것이니 그 정도는 감수하면서 다녀왔어요.

예약이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반신반의하면서 전화를 했는데
평일 예약이라 그런지 아니면 운이 좋았는지 자리가 있다고 해서 오후 한 시 반에 예약이 됐어요.
대신 좌식자리라고 괜찮겠냐고 하더라고요.
근데 막상 도착하니 의자식으로 거기다가 창가자리를 배정해 주시네요~~^^
아마도 예약취소자가 있었나 봅니다.
왠지 행운을 받은 느낌~^^

1층 의자식 테이블 네 개가 있는 방이에요.
고급지지는 않지만 상당히 깔끔하고 의자도 편안합니다.

예비 식기랑 손소독제도 마련되어 있어요.
식기는 새로운 요리가 나올 때마다 직원분이 친절하게도 교체해 주십니다.
음식의 고유한 맛을 제대로 볼 수 있어 좋았어요.

들어올 때 보니 이연복셰프의 이름 걸고 고량주가 있던데 메뉴판 맨 위에 자리 잡고 있네요.
이연고량주!
요리보다 술값이 더 비싸네요.
ㅎㅎ

코스요리로 먹는 것도 다양한 경험을 합리적 가격에 접할 수 있어 좋을 거 같아요.

자차이네요.
짜사이라고도 부르는 아삭아삭한 식감의 반찬!
원 재료는 무엇일까? 문득 궁금해요.

다음 백과사전 찾아보았더니 뿌리채소였어요.
절임채소를 무쳐서 먹는 것이네요.
우리나라에는 절임형태로 수입이 된다고 합니다.
여기 목란 자차이는 무엇보다도 짜지 않아서 그리고 엄청 꼬들거려서 제 입맛을 꽉 잡은 반찬입니다.

동파육은 두툼 두툼 탱글탱글한 돼지고기가 일품입니다.
아래쪽에 있는 국물을 살짝 적셔서 청경채랑 함께 먹었어요.
청경채 잘못 데치면 엄청 질겨지는데 목란의 청경채는 부드러워서 입속에서 스르르...

비계에 껍질까지 있는 돼지고기가 어쩜 느끼함이 하나도 없이 담백한 건지...
이거 제가 몇 년 전 먹어보고 집에서 도전해 봤는데...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식감이에요.
동파육은 엄한 돼지고기 고생시키지 말고 목란에서 먹는걸로요.
ㅋㅋㅋㅋ

멘보샤는 식빵 사이에 다진 새우살이 듬뿍 들어있는 튀김인데 함께 나오는 소스가 정말 맛있었어요.
보기에는 양념치킨소스처럼 보이지만 일반 소스가 아니라 직접 만든 소스인 게 생강의 향이 사르르 나면서 어디서도 먹어보지 못한 맛이었어요.
평소 소스를 즐기지 않는 저도 계속 곁들여서 먹게 되더라고요.

지금 사진 보니 또 먹고 싶어 집니다.
겉과 속의 식감이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것이 매력이에요.
그리고 뜨거울 때 바로 먹는 맛이 아주 좋았어요.

한 입 베어무니 속이 보이네요.
이 도톰함 보이시죠?
다른 거 하나 없이 모두 새우살로만 꽉 채워져 있어요.
입 안에 들어가는 순간 정말 만족스러워요.

요렇게 소스 찍어서 호호 불어서 뜨거운 멘보샤를 입속에 넣고 혀로 굴려가며 살살 달래가면서 그 맛을 느끼며 먹었어요.
참 기분이 좋더라고요.
비싸도 아깝지 않은 맛!
여태껏 동파육 최고! 외쳤는데
이제 동파육에서 멘보샤로 갈아타야 할까 봐요.ㅎㅎㅎ

동파육은 다 먹을 동안 식지 않도록 따끈해서 마지막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어요.
목란의 세심함이 느껴집니다.

요 비계 부분은 도대체 어떻게 삶았길래 모양도 흐트러지지 않고 기름기는 쏙 빠진 것인지...
요리를 하는 저로서는 의문을 품으면서 먹었답니다~^^
담백한 비계라니요.

수육 삶을 때 잘못하면 살이 다 으스러지잖아요.
고기 살이 어찌나 부드러운지 곧 으스러질 거 같은데 절대 망가지지 않더라고요.
괜히 이연복 셰프가 아니네요~^^

홍소가지는 매운 야채에 가지튀김을 곁들여 함께 볶아낸 요리인데
평소 가지를 별로라고 여기는 분이라면 홍소가지 추천합니다.

일단 가지의 크기가 먹음직스럽게 크고 도톰한 데다가 겉은 찹쌀 튀김옷으로 둘러싸여 바싹 쫀득하고 속은 가지의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는 특색 있는 요리예요.
ㅋㅋ 어서 찍으라고...
요래? 요래?
이케? 하면서 들이대주는 저의 조력자! 감사합니다~^^

홍소가지에 들어가는 채소는 죽순  양송이 목이 매운 고추 브로콜리 파프리카 그리고 약밤이 있네요.

튀김옷에 둘러싸인 가지가 너무너무 맛있어요.
홍소가지는 매콤한 것이 술안주로도 아주 제격일 듯싶어요.

이게 약밤이라는 건데 처음에는 마인가? 했다가 직원분께 물어보니 요리에 사용하는 약밤이라네요.
식감은 연근처럼 아삭한데 물이 더 많아요.

백과사전 찾아보니 올방개가 다른 이름이네요.
생긴 것도 만주 모양으로 귀엽고요.
처음 봤어요.
근데 생각해 보니 마트에서 흰색묵에 올방개묵이라고 팔던 것이 생각나네요.
이게 그 올방개인가 봅니다~^^

목란의 짬뽕 국물은 깔끔하고 연한데 시원한 맛이에요.
많이 기름지지 않고 너무 묵직하지 않아서 더 좋아요.
저한테는 조금 맵지만 그건 제가 맵찔이라 그런 거고 짬뽕은 원래 매운맛을 즐기는 음식이니까요.

부추도 살짝 데쳐지는 정도로 나와서 특유의 향이 나는 게 연해서 맛있었어요.

들어간 해물이 참 고급지고 싱싱하네요.
가리비에 대형 홍합 오징어에 통새우까지 면보다는 해물을 아낌없이 넣어주었더라고요.
그래도 만오천 원이라는 가격은 좀 부담이다 싶었어요.

홍합 크기가 숟가락 두 배 만해서
깜짝!

허허허!
면이 얼마 없네요~^^
국물까지 싹싹 다 먹었답니다.

남은 음식은 곱게 포장도 가능합니다.
가기 전에 검색한 최근  리뷰에 불친절하다는 말이 있던데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모든 응대나 문의사항에 정성껏 답해주었고요.
음식이 나올 때마다 묻지 않아도 요리 이름 먹는 법 주의할 점(뜨거우니 천천히 드세요 )등을 세심하게 알려주었어요.
음식점 갔을 때 맛도 중요하지만 저는 기분 좋게 먹고 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도 아주 만족했답니다.

식전에 놓인 기본세팅인데 참 깔끔하고 정갈하지요?
따뜻한 차는 음식 먹는 내내 계속 즐길 수 있고 새로운 음식 맛보기 전 입안을 가시기에도 적당한 온도였어요.
접시를 계속 바꾸어 주는 서비스도 좋았고 무엇보다 쫓기듯 먹고 나오는 음식이 아니라 느긋하게 즐기면서 먹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연복셰프의 급식프로그램도 즐겨 보는데 맛을 떠나서 요리에 대한 셰프의 애정을 볼 수 있더라고요.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목란에서 보내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