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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책 속 이야기 - 진정한 자유

가까이 있다고
온전한 내 것이 아니듯이
거리가 있다고
덜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가장 소중한 것을
가지지 않고 소유하는것!
그것이 '진정한 자유' 라는 이야기를
가슴에 담으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그 적당한 거리가
얼마나 큰 믿음인지 알게 된다.
ㅡ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ㅡ(조동희)


10년 전까지는 같은 시에 삼형제가 모여 살았다.
시댁도 바로 인접한 시에 있어서
집안 행사가 있으면 늘 장남인 우리집이나 시댁에 모여 함께 했다.
해가 갈 수록 그 수위는 심해졌고
어느 해는 거의 주말만 되면 모이다시피 했다.
맞벌이에 늦은 퇴근 주중엔 잠만 자고 나가기에
바빴던 우리 집은 주말에도 오롯한 가족의 시간이 없이 늘 북적였다.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는데 너무 숨이 막혔다.
그 당시 우리에겐 자유가 없었다.
그러다가 우리가 먼 도시로 이사하게 되었다.
시어른도 탐탁치 않아 하시고 형제들도 멀리 간다고 서운해하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멀어졌다고 시댁과 형제들 사이에 달라질 건 없었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잘 지내고 있다.
아! 달라진 것이 있다면 거리가 멀다보니 불필요하게 자주 모였던 횟수는 줄었다는것!
우리 가족에게 오롯한 자유가 찾아왔다는 것!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물리적 거리가 중요한게 아니다.
각자가 함께하는 시간과 공간을 욕심내지 않아야 공평하게 자유가 찾아온다.
늘 함께이면 좋기도 하지만 그 시간과 공간의 고마움 보다는 갑갑함이 더 하다.

꼭 곁에 두고 봐야 사랑이 아니다.
20년을 같이 산 내 자식이 독립하게 되었을 때
말로는 "성인이면 당연히 독립 해야지!"
쿨 한 척 했지만 내심 '내 품에서 정말로 떠나버리면 ... 어쩌나!' 하고 몇 날을 꽁꽁 앓았었다.
우리 부부는 딸이 중학생 때부터 대학 들어가면 '너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라!'고 늘 귀에 못이 박히도록 교육했기에 딸래미는 당연시 여기고 제 집을 찾아 나갔는데 정작 나는 말 뿐이지 멀어지는 것은 곧 사랑도 멀어지는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경험 해 본 결과는 멀어진다고 해서 사랑이 작아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애틋해졌다고나 할까?
가끔 전화와서 "엄마! 나 본가 놀러가도 돼?"
하고 물으면 '오호호! 우리집이 그 아이에겐 본가가 되는구만!'하면서 새로운 기분이다
.
진정한 소유는 각자의 시간과 공간을 인정해주면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것이다.
너무 애틋하지만, 다 해주고 싶지만, 아닌게 눈에 뻔히 보여서 애가 닳지만 말이다.
그것이 나.너.우리의 자유이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걸 가지지 않으면서도
소유한다."의 의미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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