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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요리

이상한 식탁

이상한 계란찜을 만들었어요.
정상적인 계란찜은 보통 새우젓이나 파를 넣고 하잖아요?

사춘기가 이제야 찾아왔는지
오늘은 왠지 반항하고 싶어서
일단 뚝배기에 기름칠 쓱쓱 하고

계란 다섯알 푼 다음

우유를 넣고

파슬리랑 소금을 넣고

물 붓고 거품기로 휘휘 저어서 섞어 주었죠.

중불에 계속 저으면서 끓여줍니다.

뚜껑 덮어서 뜸을 들이면

이상한 우유파슬리계란찜이 완성됩니다.
실제로 맛도 조금 이상합니다.
고깃집에서 나오는 것처럼 폭신한 계란찜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상한건 잠깐!
싹 다 먹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배고프니까요.

가지나물을 하려다가
아저씨가 안 먹을게 뻔해서
급 튀김으로 변경했어요.

 금방 한 가지튀김은 말 그대로 겉바속촉입니다.
가지를 좋아하는 저는 신이 났습니다.
다행히 아저씨도 잘 먹네요.
티는 안 내지만
맘 속으로 쾌재를 부릅니다.
'얏호? 가지를 먹였어!'

식탁에 놓인 음식은
하루 지난 콩밥에 먹다 남은 된장국
이상한 계란찜에 동그라미 단무지
그리고 김치대신 남은 김치찌개국물
할머니가 담궈서 한 통 주신 김장김치가
똑 떨어져버렸거든요
참 나!
그러고보니 오늘은 수저위치까지
이상하네요
이상한 저녁밥상이네요!
"미안해요
김치가 없어요"
그런데요
더 이상한건
계란찜도 가지튀김도 찌개국물도
우리 둘이서
싹싹 다 먹었다는거예요.
더더 이상한건
맛있게 잘 먹었다고 말해 주는 아저씨예요.
반찬들은 다 이상했지만
기분만은 꿀 좋은 식사시간이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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